[개의 기원과 역사] 언제부터 우리는 개와 친구가 되었을까? - 가축화 및 유대관계

2019. 11. 18. 10:17IT ✗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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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한지 20만년이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류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 여러 곳에 다양한 거주지와 공동체를 꾸려왔는데요. 그 곁에는 항상 다른 종도 함께 했었지요. 바로 '카니스 루프스 파밀리아스(Canis Lupus Familiaris)'입니다. 그런 동물은 들어 본 적 없으시다고요? 


여기서 파밀리아스는 가족을 뜻하고 카니스 루프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회색 늑대'입니다. 일반적인 늑대보다 우리에게 더 가족같은 늑대, 바로 '개'의 학명이죠.


개는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 어떤 동물에 비해서도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자리잡아 있는데요. 


그렇다면 도대체 이들은 언제부터 우리와 이렇게 가까이 공존하게 되었을까요?



인간의 절친이라고 불러도 무리없을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오랜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늑대'로부터 진화했습니다. 앞서 말한 그 'Canis Lupus'들 말이에요. 약 10만년 전 쯤 구석기 조상들이 유라시아에 처음 정착했을 당시, 먹이사슬의 정상에 있는 늑대들이 우리 인류의 주 경쟁자였습니다. 


늑대들은 무는 힘이 136kg을 넘어서 뼈도 한번에 쉽게 부러뜨릴 수 있었고, 1.6km이상 떨어진 곳의 먹이감 냄새도 쉽게 맡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무서운 포식 동물과 겨룰 수 있는 생물은 사실 별로 없었거든요. 물론 단일 개체로서는 덩치가 더 큰 생물에게 상대가 안되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늑대들은 수렵채취 생활을 한 인류와 매우 유사하게, 몇 개의 핵가족으로 구성된 복합 사회 집단을 이루어 살고 사냥했으며, 그들 나름의 사회 기술을 사용한 협력을 통해 그러한 더 큰 생물들도 쉽게 사냥할 수 있었던 것이죠. 



사냥 방식 또한 매우 비슷했습니다. 먹이감을 앞질러가며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사용해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전략을 사용해 먹이감이 지칠때까지 추적해 효과적으로 사냥했거든요. 이는 인간의 사냥방식과도 매우 흡사한데요, 인간들도 과거에 두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속도로는 큰 강점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대신 연비가 더 나아졌기때문에 그 어떤 동물들에 비해서도 더 탁월한 지구력으로 사냥감을 지칠때까지 끈질기게 쫓아가 사냥에 성공했었거든요.


이러한 비슷한 강점을 가진 인류와 늑대는 부딪히게 되면서 차츰 서로의 영역에 대해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무리에 속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 일부 늑대들은 오히려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됩니다. 왜 꼭 같은 집단 안에서도 꼭 친화력 높은 애들있잖아요? 인간들에게 덜 공격적인 늑대들은 인간 거주지에서 나온 남은 음식들을 얻어 먹을 수도 있었고 그러한 유순한 늑대들이 공격적인 늑대들보다 더 오래 살아 남게 되면서 유순한 늑대들 사이의 자손들도 점점 번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유전적 특성이 차차 후대에 전해지게 된 것이죠. 


강아지의 기원

영화 '알파:위대한 여정' /imdb


인간들이 처음엔 단지 안쓰러운 유순한 외톨이 늑대들에게 먹을 거리만 주었을 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유순한 늑대의 여러가지 유용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먹이감 추적과 사냥에 도움이 되었고, 거주지를 지킨다거나 다가오는 적에게 겁을 주어 쫓아내는 일종의 보초 역할을 하기도 했던 것이죠. 이런 여러 유용성을 떠나서도 그들은 본래 사회 구조 자체가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그것과 비슷했기 때문에 인간 가족들에게 쉽게 동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더 나아가 인간 명령을 이해하는 법을 나름대로 터득할 수 있었고 보다 더 가까이 우리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인류 최초의 가축'이 될 수 있었던 것이죠.


이 본격적 프로토 타입의 '개 or 늑대개'는 약 3만 3천년 전 쯤이 되서야 등장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엔 외형이 야생의 사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주된 차이점으로는 몸체 크기가 더 작았고 주둥이는 짧으며 그로인해 이빨의 크기도 상대적으로 더 작았을테죠.



지금까지 개의 기원을 이야기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 나는 영화가 있는데요.


알파 위대한 여정 영화

혹시 '알파:위대한 여정(Alpha, 2018)'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짧게 소개해보자면 2만여 년 전 빙하기 시대의 인간들의 이야기를 잔잔히 보여주는데 당시 늑대 무리들의 이야기도 함께 나옵니다. 음,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빙하기 버전이라고 보시면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생존, 자연, 드라마, 그리고 약간의 스릴? 영화 '레버넌트'스런, 이런 류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포스팅을 읽은 후 보게 되신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다시 돌아와서!

아무튼, 그러다 시간이 흐르며 인간들의 문화 및 직업이 다양해지고 전문화 되어감에 따라 '인류 최초의 가축' 역시 더 다양화 되고 세분화 되어갔습니다. 몸체가 짧고 다부진 개들은 가축 뒤꿈치를 물며 몰이를 하는 것을 돕기도 하고, 몸이 길쭉해 땅굴을 쉬이 드나들 수 있었던 개들은 오소리나 토끼사냥을 함께했습니다. 다리가 길고 날렵한 개들은 경주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크고 근육질인 개들은 경호 임무를 맡기도 했지요.


그러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들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애견 협회'와 '애견 대회'가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앞서 나뉘었던 개의 유형들이 품종으로서 적극적으로 표준화 되었고 더 다양하고 새로운 품종개발을 위해(인간의 욕심에 의해) 교배되었습니다.


그래서 슬프게도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현존 모든 견종은 이러한 '인공적 선택'의 산물들이고 이런 인간이 원하는 미적 특징을 얻기위해 행해진 비 정상적인 교배때문에 선천적인 건강문제를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코가 너무 눌린 모습으로 교배되어 숨쉬기가 어렵거나 비정상적으로 긴 허리를 갖게 되어 척추부상의 가능성이 높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순종'과 '잡종'이  이러한 '통제된 진화'라고 볼 수 있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실험에는 이런 잔인한 결과 외에 다른 부작용들도 있습니다. 


여러 세대를 걸쳐 온순함을 선택 당해온 결과 인간이 좋아하는 어린아이 같고 순종적인 특징이 우세하게 되었고 이런 '어림'과 연관된 특질이 선택된 체로 성체가 되는 현상을 '유형성숙(유태성숙, Neoteny)'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강아지 외에도 많은 가축들에게서도 발견됩니다. 사실 인간 또한 유형성숙의 한 예이기도 합니다. 



수천년에 걸쳐 인간과 함께 공동 진화해온 개들은 인류와 화학적 유대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들은 우리의 감정과 몸짓 언어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와 인간이 함께 어울릴 경우엔 서로의 체내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는 흔히 사랑 및 보호 감정과 연관이 있지요. 


개의 역사


푸들, 치와와, 포메라니안 등 이렇게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개체들이 어떻게 사나운 늑대의 후손이라는 건지 쉽게 납득가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이런 품종의 다양성을 가능하게 한 이 유대관계는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웠던 도시의 형성, 농경의 시작, 또는 인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의 멸종보다도 훨씬 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답니다. 


이렇듯 오랜시간 인간과 친화력 넘치는 관계를 유지해오며 공생해온 강아지들. 단순히 귀엽다고 쉽게 사고 귀찮아지거나 싫다고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고통받게 하면 안되겠죠? 사회적인 동물이니 집에 너무 오랜시간 혼자 두게 되면 정신적으로 강아지에게 힘든 상황이 됩니다. 한 집에 사는 동반자로서, 곁에서 서로의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우리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주는 오랜 친구에게 우리도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을 쓴 체코의 유명 작가 '밀란 쿤데라'의 개에 관한 짤막한 말을 끝으로 글을 마쳐봅니다. 😊 


"개는 우리를 천국과 이어주지. 개는 악도, 불만도, 시기도 몰라. 햇살이 부서지는 오후에 개와 나란히 언덕에 눕노라면, 에덴동산이 따로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따분하지않은, 오직 평화만이 존재하는 그 옛날의 에덴동산처럼."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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