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밍고는 왜 한쪽 다리를 들고 있을까?

 예쁜 분홍색 깃털을 뽐내듯 고고하게 한 쪽 다리로만 서있는 플라밍고. 심지어 서서 잠까지 잔다! 플라밍고는 몸집이 참새처럼 작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엉이나 독수리들처럼 다리가 튼튼하고 옹골차 보이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다리 한쪽을 그렇게 들고 있을까?

 

 

 

체온 유지를 위해서?

 혹시 가만히 있는 동안 체온유지를 위해서 한쪽 다리라도 몸쪽에 더 붙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고양이도 이런 비슷한 이유로 일명 '식빵 자세'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지를 최대한 몸쪽으로 끌어당기고 둥글게 웅크린다. 마치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사람이 하는 것처럼. 

식빵 굽는 고양이

 보통 새들은 다리 속 혈관이 얽혀서 중심에 가까이 뭉쳐있음으로 체온을 외부로 쉽게 뺏기지 않는다. 몸의 온도를 잘 유지하고 지키는데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들은 이미 이런 몸의 비밀덕에 자연스럽게 체온 유지에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고, 굳이 한 쪽 다리를 몸 쪽으로 들거나 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image from naturalist

 다리 중간에 열교환기 역할을 하는 얽힌 혈관이 있기 때문에 오른쪽 그림처럼 새가 얼음 위에 서 있다 하더라도 발부분이 얼음과 거의 비슷한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얼음에 뺏기게 되는 에너지 손실이 적은 것이다. 

 

 하지만 어쨌건 플라밍고는 따뜻한 지역에서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얼음 위에 서있을 일이 사실 별로 없으니 이것이 큰 이유는 아니다. 

 

 

 

난 이게 편해~

 플라밍고는 사실 이렇게 한 다리로 서있는 게 생존을 위해 필수로 요구되는 자세는 아니다. 플라밍고들이 무리를 지어 잠을 자는 상황에서도 한 다리로 지탱해서 서있는 것을 보면, 그들에겐 그러한 자세가 편한 상태라는 것을 유추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이 한쪽 팔로 턱을 괴고 자는 것만 생각해봐도 반자동 헤드뱅잉이 나올정도로 꽤 쉽지 않은 일인데, 플라밍고들에겐 그렇게 자면서 한 다리로 서있을 수 있다는 것은 그리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특별히 근육으로 소비되는 에너지 없이) 쉽게 유지할 수 있는 자세라는 것 이다.

 

 

완벽한 무게중심의 결과

 그래서 몇 연구원들은 근육의 에너지 소비가 없는 자세라는 것에 착안해 죽은 플라밍고의 시체를 이용해서 한쪽다리만 들고 세워 보기로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이미 죽은 플라밍고 몸체임에도 불구하고 한 다리로 서있는 것이 꽤나 안정적으로 가능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게 가능했던 트릭의 배경으로는 '중력'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플라밍고의 무게중심이 정확히 알맞은 곳에 위치하게 되어서 약간의 흔들거림이 외부에서 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 무게중심은 플라밍고 무릎의 약간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때의 다리가 올바른 각도에 위치하게 되면 플라밍고 몸 무게는 중력에 의해 자연스레 다리 관절을 고정 시키는데 사용된다. 몸 앞쪽의 무게중심, 엉덩이와 무릎사이의 적당한 각들을 통해 죽은 플라밍고도 다리만 적당한 위치에 놓게 되면 한쪽 다리로 설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 오히려 플라밍고의 죽은 몸체를 두 다리를 모두 이용해서 세우려고 시도하게 되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플라밍고의 이런 균형감은 마치 거꾸로 된 진자가 땅에서부터 달려있다고 여기면 쉽지 않을까 한다. 다리가 땅에서부터 플라밍고 몸체를 연결하는 진자의 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다리로 서있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들에게는 에너지 손실이 덜한 효율적인 자세라고 하니, 자연은 정말 이유가 없는 게 없고 신기한 것들 투성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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