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미러(Black Mirror)]디스토피아 SF의 정석 영드 추천합니다!

2019. 10. 15. 16:41Movie/TV sh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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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sf 장르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디스토피아가 포함 된다면 그게 바로 나의 취향저격이다.

어차피 충분히 따분한 세상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라도 그냥 다 같이 망하고 그 희망없는 세상에서 힘겹게 별다른 잡생각없이 생존만을 고민해야하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또는 그리 밝지않은 인류의 미래상황에 기술만 쓸데없이 많이 발전해서 그 시대에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은 너무 허무맹랑하지 말 것. 어느정도 그럴듯한 느낌이 있을수록 대만족이다. 


 스케일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꼭 블록버스터 급이 아니더라도 엉성하고 몰입을 방해하는 CG 사용보단 아이디어와 각본으로 승부 보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그런 영화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음, 예를 들면 '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 2007)' 같은 영화랄까. 근데 '맨 프럼 어스2' 가 나왔다고 그래서 어떨지 궁금했는데 평들이 영... 그래서 안보는 게 나을 것 같지만 또 궁금한건 참을 수 없어서 나중에 시간 버리고 싶을 때 생각나면 봐야겠다.


Black Mirror



 내가 앞서 말한 키워드들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영드가 있다고 해서 보게되었다. '블랙미러' 시리즈가 올해까지 벌써 시즌5가 나왔는데 그동안 단 한편도 보지 않았고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관심이 가서 알아보다가 최근 시즌1 부터 보기 시작했다.


 난 드라마는 한번 시작하면 무조건 시즌1부터 순서대로 정주행해야하고 시즌이 몇개던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는 편이라 애초에 선택과 시작을 잘 해야하는데, 블랙미러는 너무 재밌어서 사라지는 에피소드가 아까울 지경이다. 아직 못 보거나 시즌1부터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한다.



 블랙미러는 가까운 미래에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사회에 미치는 여러 '악영향'을 극단적으로 이야기한 에피소드들의 모음인데 여타의 드라마들처럼 시즌 쭉 같은 인물들이 나오며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고 각 에피소드들이 개별적으로 독립된 이야기를 해서 한편씩 감질나게 sf 단편 소설들 보듯 보기 좋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다시 볼 때에 이전 스토리를 상기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제목의 의미도 흥미롭다. 이 시리즈의 기획,각본을 맡은 찰리 브루커는 '21세기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TV와 휴대폰, 컴퓨터를 보며 지내는데 전원이 꺼졌을 때엔 그 것들은 우리를 비추는 어두운 거울에 불과하다'며 블랙미러에 대한 설명을 했다. 전원이 들어왔을 땐 수많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지만 사실 검은 유리에 불과하다는 점이 어찌보면 내내 그것만 보고 있었단 생각에 섬뜩하기도 하고 현타(?)가 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블랙미러는 시즌 전반에서 그런 불편, 섬뜩, 현타, 기발 등등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으니 취향인 분들에겐 아주 만족스러운 드라마가 될 거라 자신한다.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것처럼 얘기 했지만 뭐 볼 사람은 이미 많이 본 인기 드라마다. 




 

 이 글에서는 우선 시즌 1에 대해서만 간략히 소개해 보려고 한다. 블랙미러 시즌1 같은 경우는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1편 <공주와 돼지(The National Anthem)>는 영국 공주를 납치한 범인의 요구사항이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범주를 벗어나 충격을 안겨주었다. 인간으로서 수용가능한 최소한의 라인을 넘어버린 이해불가한 '그' 요구사항은 영국 수상을 인간으로서 삶 자체를 영위해나가지 못하는게 하려는게 아닌가 싶은 추악한 요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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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1편에서 역겨움과 불편함을 느낀 분들이 많이 생겼고, 그래서 다음 화로 나갈지 안나갈지 갈림길에 놓이는 1화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나 같은 경우엔 물론 생각보다 강렬한 시작에 놀라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납치범의 요구사항의 역겨움에 집중하기보단 그로인해 납치범이 무엇을 의도한 것인지, 수상과 주변인들에게 주어진 급박한 상황과 여러 판단들을 보면서 극이 끝났을 때에 새롭게 느꼈던 점이 더 컸기 때문에 이 에피소드가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역겨움을 넘기고(?) 무사히 잘 즐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번째 이야기 <핫 샷(Fifteen Million Merits)>은 첫번째 이야기에 비해 노멀? 한 이야기 인 듯 시작한다. 큰 틀은 이완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이 났는데, 베일에 쌓인 외부세계와 규칙적이고 엄격한 규율들 속 생활에서 매일을 모두가 똑같은 옷, 똑같은 방에서 언젠간 이 곳을 벗어나리라는 희망을 갖고 생활한다. 별다른 배경이나 상황 설명은 없지만 우선 짐작되는 세계관 자체가 맘에 들어 흥미롭게 봤고, 역시 블랙미러의 큰 주제를 관통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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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2017)'의 주인공 다니엘 칼루야 배우가 주연으로 나와서 반가웠는데 블랙미러 시즌1이 2011년 방영되었으니 사실 여기에 더 먼저 출연한 것이다. 겟아웃에서 큰 눈으로 공포스러움을 잘 표현했었는데 그러고보니 당하는 역할 전문,,?




 3번째 이야기 <당신의 모든 순간(The Entire History of You)>에서는 발전된 기술이 우리 생활에 어떤 일들을 야기할지에 관한 내용인데, 평소 상상했던 '우리의 기억을 모두 백업해 둔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대답에 블랙미러 방식으로 대답해준다. 나의 모든 기억을 백업해 둘수 있다고 했을 때 상상 가능한 여러 이점들이 떠오르는데 여기서는 부부 사이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기억백업'이라는 소재로 각본을 쓴다고 했을 때, 범죄라던지 아니면 그 기술을 통해 돈을 버는 새로운 방식이라던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양하게 많았을텐데 이런 부부 서사를 택한 것을 보면, 충분히 지금 시대에서 경험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미래로 끌고오고 싶었던 것 같다. 단순 신기술을 이거봐라 식으로 보여주기보단 감정적으로 다가가게 만들어 마냥 발전된 기술이 주는 유용성보단 인간으로서 침해당할수 있는 최후의 존엄성을 건들였다. 


 우리가 장난삼아 죽기 전에 개인 PC 하드는 깨끗이 잘 지워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여기서처럼 심지어 나의 모든 기억이 기록된다면 그것은 더 큰 공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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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 시리즈는 항상 이렇게 한편 한편이 끝날 때마다 우울하기도 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마냥 허무맹랑한 희망찬 동화처럼 끝나지 않고 있을법한 가능성들에 대해 늘 싸늘한 시선으로 생각하게 해주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핵심이 될만한 자세한 내용은 혹시 이 포스팅을 읽고 블랙미러를 보고싶어하실 분들을 위해 쓰지 않았으니, 흥미롭다고 생각하거나 관심가신다면 주저말고 보시라 권하고 싶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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